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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남매맘의 성장스토리/4남매네의 영국살이

앞니가 부러졌다... (Feat. 우울함 주의...)

by 사업하는 4남매맘 Jin대표 2020.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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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니가 부러졌다.

엄연히 말하면 크라운이 부러졌다. 완전히 떨어져 나간 건 아니라 그대로 달려 있긴 하다.

음식을 먹을 때 좀 불편했고, 입맛도 떨어지고, 그리고 머리도 지끈하게 아팠다.

몸의 아주 작은 부분이 에러가 났는데, 하루종일 집중이 안 되었다. 

 

그리고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가… 우울한 감정까지 들었다. 최근에 ‘우울’한 감정이 든 적이 없어서 조금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일이 손에 잡히질 않아 그냥 쉬기로 했다. 이 기회에 책을 더 읽고 싶었으나 책도 집중이 되질 않았다.

 

그리고 전날까지 1호점에서 묶고 있었던 손님에게 연락이 왔다. 자신의 파트너가 갑자기 죽었단다… 

 


 

나의 앞니가 부러진건 중학교때였다.

나에겐 연년생인 남동생이 있었다. 참 많이도 싸웠더랬다. 그것도 치고박고…

남동생이 중학생이 되기 전까진 내가 키도 더 커서 압도를 했었다.ㅎㅎㅎ 그러다가 남동생이 급성장기가 오면서 드디어 나를 넘어섰고 여전히 치고 받고 싸우다가 내 앞니 2개가 부러지는 사고가 생겼었다.

그렇게 거의 30여년 가까이 내 앞니 크라운은 버티고 있었다.

 

 

 

 

남동생이 지금까지 같이 있었다면, 추억거리로 웃으면서 얘기할 내용이었겠지만… 

안타깝게도 나의 앞니는 동생의 유품이 되어버렸다.

뭐가 그리도 급했는지 내가 영국에 오고 4개월 되던 때에… 밀레니엄이 시작된 직후… 교통사고로 다른 세상 사람이 되어버렸다.

20년이 지난 시간인데도… 세월은 멈춰버렸나보다.

지난 10년여 동안에는 꿈에도 나오지 않던 동생인데, 부러진 앞니로 인해 그때로 타임머신을 탄 기분이다.

 

동생을 보내고 난 후 한국에 머물지 않았다. 장례식을 치르고 한달도 채 되지 않아 충격에 힘들어 하시는 부모님을 뒤로 하고 영국에 다시 왔다. 

거기에서 다같이 우울하게 있을 순 없었다. 부모님도 그 마음을 아셔서 잡지 않으셨다. 

나는 철없던 20살이었고 내 인생을 나의 계획을 깨뜨리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무심하게 왔다. 그리고 시간은 그때의 마음을 잊게 했다. 

모질게 모른척하고 왔는데, 그걸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냥 아이들의 엄마로만 살 뻔 했다. 남편의 아내로만 살 뻔 했다…

다행이다. 다시 시작해서..

 

 


 

 

내가 헛되이 보낸 '오늘'은 누군가가 간절히 살고 싶어했던 '내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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